posted by 내.맘.대.로 2024. 9. 13. 10:06

내맘대로의 EPUBGUIDE.NET에서 편집자의 의도를 그대로 살려 전자책을 제작해 드립니다.

종이책의 편집 스타일을 최대한 유지하며, 팝업 주석 처리, 이미지 확대 축소 등 전자책의 장점을 반영하여 전자책을 제작합니다. 탬플릿을 사용하지 않고, 책 한권 한권 고유 스타일을 살리기 때문에 전자책에서도 종이책 디자인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텍스트형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 선정 도서는 ‘제작 난이도별 제작비 산정 기준에 근거하여’ 제작 단가를 산정하고, 일정에 맞춰 제작을 해 드리니 많은 문의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s://www.epubguide.net/notice/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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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들은 얘기라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은퇴 후 삶을 지원하는 모 교육 기관의 첫 교육에 관한 내용이다.
이 교육기관에는 TV 틀면 광고를 쏟아 내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다니다 은퇴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이 사람들이 이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이(최소 50 이상)까지 다녔으니 최소 부장급 이상, 임원이나 대표 급이다.
 
이들에게 제일 처음 가르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대기업 부장만 해도 그가 속한 업계에서 엄청난 힘을 갖는다.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하나 쯤은 살리고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다. 자리에 앉아 호출을 하면 부하 직원이 달려오고, 필요한 내용 말로 대충 설명하면 지시한 시간에 맞춰 책상 위에 PT 자료가 올려져 있다. 이들의 말은 무조건 옳다. 이들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아무도 이들의 말에 토를 달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회사를 은퇴하고 사회에 나와 제일 먼저 경험하는 것은 무엇일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이 대기업이라는 배경 없이 사회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제일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이 말이다.
 
얼마 전, 어느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봤다.
몇년을 운영하던 회사를 정리하며 소회를 밝힌 글이었다.
같은 업계에 있어 스치듯 마주친 적도 있는 분이었다.
유명한 출판사의 전자책 부분을 담당하며 여러 곳에 강연도 다닐 정도로 이 업계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출판사에서 여러 사업을 하고, 그 사업이 승승장구하니 이 능력으로 본인 회사를 차리면 어떨가 하는 생각을 했나보다.
그리고 회사를 차렸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몇 년을 힘겹게 회사를 운영하다 결국은 회사를 접게 되었다는 얘기를 블로그에 올렸다.
 
나도 처음 비슷한 경험을 했다.
유명 유통사에서 오랜 시간 전자책을 공부하며 전자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을 했다.
오랫동안 전자책 제작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강의도 진행하면서 스스로 이 분야의 인싸라 착각을 했었다.
유통사 MD를 하며 출판계 여러 사람들과 인맥도 쌓았다.
그러니 전자책 제작 전문 출판사르 차리면 많은 출판사들이 제작을 맡길 것이라 생각을 했다.
착각이고 오만이었다.
회사를 차리고 처음 3년간은 한달에 1권, 2권 겨우 만들고, 한 권도 만들지 못한 달도 무수히 많았다.
 
나도 대형 서적 유통사에서 일 할 때 여러 성공을 경험했다.
그 성공이 내 능력으로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기업이라는 배경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하고 보니, 내가 대기업 안에서 이룬 성공은, 내 능력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대기업 안에서 내가 이루어 낸 성공은 회사 능력 90%, 내 능력 10% 정도가 아닐까?
결국, 대기업을 배경으로 두지 않은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인간일 뿐이다.
 
같은 회사에 다니던 후배 하나가 퇴사를 했다.
회사에서 아주 좋은 조건을 걸고 희망퇴직을 진행해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했다.
그들 중에 사업을 시작한 사람도 많이 있다.
이 후배도 요즘 나와 비슷한 분야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에서 영업을 했기 때문에 출판계 인맥이 아주 두텁다. 나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해 주고 있지만 먼저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걱정도 크다. 그 많은 인맥이, 나의 인맥이 아닌, "대기업을 다니던 나"의 인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테니까.
 
대기업을 다니던 나를 잘 대해주던 사람들, 연락만 하면 만나주던 사람들이, 대기업을 퇴사한 나에게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대기업을 다니던 나는 그들의 갑이지만, 대기업을 퇴사하고 내 사업을 시작한 나는 그들의 을이다. 아니, 병, 정쯤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이 나의 연락을 잘받아 주고, 만나자 하면 귀한 시간을 내 줄 이유가 없다. 옛 정을 생각해 만나주지만, 옛날 처럼 나를 갑으로 대하지 않을게 분면하다.
 
내가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 나의 거래처가 된 사람들, 나의 갑이 된 이들 중 내가 대기업을 다닐 때 쌓았던 인맥은 단 한 명도 없다. 아. 딱 한 분 있다. 아주 고마운 분이다. 하지만 이 분과의 관계는 단순히 대기업을 다닐 때 쌓은 인맥이라고 하기 어렵다. 결국, 순수하게 대기업을 다닐 때 쌓은 인맥으로 나의 고객이 된 출판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한다.
큰 회사에 다니는 나를 불러주는 여러 곳이 "나"를 필요로 해서 부르는 것이라고.
큰 회사에 다니는 나의 성과가 "내" 능력으로 이룬 성과라고.
큰 회사를 다니는 나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나"와 친해지고 싶어 한다고.
큰 회사를 다니는 나의 가치가 "나"의 가치라고.
하지만, "큰 회사"가 빠지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
 
크 회사를 나와 전자책 제작 전문 출판사를 차린 나는 어떨까?
큰 회사의 배경이 사라졌지만, 역시 큰 회사의 후광이 조금 남아있다. 
아주 조금 밖에 남아있지 않은 그 후광 조차 내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
큰 회사에 다닐 때 쌓은 인맥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여전히 나는 강의를 하고, 고객들을 만날 때 큰 회사에 다녔다는 것을 내세운다.
그리고 이게 "나"의 가치에 보탬이 된다.
내가 지금 밥벌이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조차
내 능력이 아니라 "큰 회사"를 다녔던 "나"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 아닐까?
 
회사를 배경으로 업계에서 대우를 받으며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실력도 없이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는 이유로 "전문가" 소리 듣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씩 "너는 아무 것도 아니야."라는 말을하고 싶을 때가 있다.
뭐, 그들도 언젠간 나 처럼 대기업이라는 배경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
그리고 그 때 부터 진짜 내 삶이 시작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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